지난달 19일 제15차 한일당뇨병심포지엄 및 제35차 대한당뇨병학회추계학회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학술 및 연수강좌는 물론 각 연구회의 심포지엄을 준비해 참가자의 눈높이에 맞는 정보를 제공했다. 특히 한일 양국의 당뇨병상황을 상호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평가다. 이날 발표된 새틀라이트 심포지엄 가운데 일본 도쿄대학대학원 생체방어종양내과 고지로 우에키(Kohjiro Ueki) 교수의 강연을 소개한다. 이날 좌장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현철 교수가 맡았다.
 
 
▲ 좌장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현철 교수
▲ 도쿄대학대학원 생체방어종양내과 고지로 우에키 교수
적극적 혈당관리
대혈관 합병증 위험 낮춰
 
전세계적으로 당뇨병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본 역시 당뇨병 유병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50년 전에 비해 44% 증가했다. 
 
대부분의 당뇨병환자들은 미세혈관(microvascular) 합병증으로 고생하지만 결국에는 대혈관(macrovascular)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한다. 
 
물론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당화혈색소(HbA1C)를 6.5~7% 미만으로 유지하면 미세혈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혈관 합병증을 막기 위한 목표 혈당 조절에 대한 확고한 근거는 적은 편이다.
 
UKPDS(United Kingdom Pro-spective Diabetes Study)연구에서도 철저한 혈당 조절은 심혈관계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장기간 지속적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를 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ACCORD(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es), ADVANCE(Action in Diabetes and Vascular Disease: Preterax and Diamicron Modified Release Controlled Evaluation), VADT(Veterans Affairs Diabetes Trial) 등 3건의 임상시험에서도 당화혈색소 6.4, 6.5, 6.9%로 혈당을 성공적으로 조절했지만, 철저한 혈당 조절이 대혈관 합병증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
ACCORD 임상 시험에서는 오히려 사망률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률 상승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중증 저혈증과 체중 증가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본에서는 철저한 혈당, 혈압, 지질조절이 대혈관 합병증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가를 조사하기 위해 J-DOIT3 (Japan Diabetes Optimal Integrated Treatment study for 3 major risk factors of cardiovascular diseases)라는 전국적인 임상시험이 시행 중이다.
 
이 연구의 대상자는 심혈관계 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2형 당뇨병 환자 2,542명이며, 1차 결과변수(엔드포인트)는 심근경색, 뇌졸중,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다. 대상자를 전통적(conventional) 치료군과 적극적(intensive) 혈당조절군으로 나누었다.
 
적극적 치료군의 혈압, 지질, 혈당 조절의 목표는 매우 공격적이었으며 고혈당 치료 프로토콜은 단계적인 치료였다.
아울러 당화혈색소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목표수치에 도달시키기 위해 주로 인슐린 감작제인 TZD(thiazolidinedione)계열을 기본 약제로 했다[그림1].
 
 
적극적 치료군은 혈당 조절 목표에 도달한데다 40주의 임상시험 기간 동안 중증 저혈당 에피소드는 현재까지 1명에서만 발생했다.
 
물론 이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 중이라 아직까지는 대혈관 합병증의 발생률을 성공적으로 줄일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다른 임상시험에 비해 적극적 치료군에서 인슐린 치료를 받는 환자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나 이것이 저혈당 발생률을 낮춰 준 것으로 생각된다. 
 
 HbA1C치 낮아도 정상 혈당 유지 아니다
 
그렇다면 ACCORD처럼 HbA1C가 매우 낮은 수치로 유지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혈관 합병증 감소를 입증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공복 및 식후 혈당이 HbA1C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HbA1C를 7%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식후 고혈당을 줄여야 한다. 내인성 인슐린 분비가 줄어든 환자에서는 식전 저혈당을 종종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에서는 낮은 HbA1C치가 혈당 프로파일의 정상화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Defronze 박사 등은 베타세포의 기능은 베타세포의 질량(mass)과 밀접하게 관련하며 이는 혈당이 정상인 사람에서 2형 당뇨병 환자로 갈수록 점차적으로 줄어든다는 사실을 제시한바 있다.
 
따라서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정상화시키는데는 저혈당 발생을 줄여 베타세포 기능 및 질량을 보존시키고 나아가서는 개선시키는게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베타세포 질량과 기능의 기저 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인슐린은 베타세포 질량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자 중 하나다.
이번에 우리 팀이 실시한 연구에서는 대상인 2마리 마우스 모두 글루코스에 대한 인슐린 분비 반응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베타세포 특이적인 IGF-1 수용체(IGFR) 녹아웃(KO) 마우스 보다 인슐린수용체(IR) 녹아웃 마우스에서 베타세포 질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IR과 IGFR은 신호전달 경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베타세포 내 IR와 IGFR을 모두 녹아웃시켜 인슐린 시그널을 완전히 차단시킨 2중 녹아웃 마우스(βDKO)를 이용해 시도해 보았다.
 
 췌장 베타세포 내 인슐린 시그널이 중요
 
대조군과 βIRKO/βIGFRKO Het(이형 접합체), βIGFRKO/βIRKO Het(이형 접합체), βDKO를 비교 분석한 결과, βDKO마우스에서는 공복 및 식후에 중증 고혈당이 나타났으며 모두 중증 당뇨병으로 생후 7주 이내에 사망했다.
 
βIRKO/βIGFRKO Het 또한 중증 당뇨병 표현형을 보였으며 모두 생후 9주 이내에 사망했다.
 
반면 βIGFRKO/βIRKO Het에서는 정상 혈당 범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 췌장 베타세포 내 인슐린 시그널의 중요성이 나타났다[그림 3].
 
  
βDKO 마우스와 βIRKO/βIGFRKO Het 마우스에서는 고혈당이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식후 뚜렷한 저인슐린혈증을 나타냈다.
 
각각 생후 4주 후 islet 형태를 관찰한 결과 βDKO 마우스와 βIRKO/βIGFRKO Het 마우스에서 사멸세포(apoptotic cell)가 증가하고 베타세포 질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혈당 조절을 보이는 생후 2주째에도 대조군에 비해서 p-Akt-Thr 308은 완전히 소실됐고 Caspase 6는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우게 됐다.
 
 βDKO 마우스가 심한 글루코스 불내성
 
고혈당은 두 가지 신호, 즉 하나는 세포사멸(apoptosis) 자극, 다른 하나는 증식(proliferation)을 일으킨다. 정상 상태에서 고혈당은 글루코스 흡수를 증가시켜 고인슐린혈증을 유도한다.
 
증가된 자가(autocrine) 인슐린 분비는 인슐린 수용체 매개하여 PI3K-Akt 경로를 활성화시키는데 이는 세포사멸을 억제시키고 증식을 증진시킨다.
 
그러나 만약 이 연속 단계 중 하나라도 손상되면 글루코스에 의한 PI3K-Akt 경로 자극이 손상되어, 세포사멸이 증가되고 증식이 감소된다.
 
아울러 베타세포 질량 감소는 저인슐린 혈증을 야기시키고 고혈당을 유발시켜, 자가분비 인슐린에 의한 신호 경로에 결함을 유발시켜 당뇨병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것이 우리가 세운 가설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췌장세포 내에서 PI 3Kinase의 역할을 중점 연구하게 됐다. 인슐린의 작용은 대부분 P85 조절(regulatory) 단위, P110 촉매 단위로 구성된 PI 3Kinase에 의해서 매개되는데 PI 3Kinase는 Pik3r1, Pik3r2, Pik3r3의 유전자에 의해 인코딩된다.
 
베타세포의 Pik3r1와 전신 Pik3r2를 녹아웃시킨 βDKO 마우스를 만들어 전신 Pik3r2 녹아웃 마우스를 대조군으로 하여 비교한 결과, 글루코스 내약성 검사에서 βDKO 마우스가 심한 글루코스 불내성을 나타냈다[그림 4-1, 4-2].
 
 
 
 
in vivo와 in vitro에서 글루코스 자극 인슐린분비(GSIS, glucose stimulated insulin secretion)가 낮아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췌장 베타세포 질량과 인슐린 함량도 줄어들었다.
글루코스 자극에 대한 calcium influx(칼슘 유입)가 βDKO 마우스에서 분리한 islet 세포에서도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코스에 대한 반응으로 일어나는 동시적인 인슐린 분비도 βDKO 마우스에서 억제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인슐린 시그널은 베타세포의 질량 및 전달도 조절
Connexin 36의 발현 역시 βDKO 마우스의 islet에서 감소됐다. βDKO 마우스의 islet은 칼슘 자극에 의해 세포내 물질을 세포 밖으로 내보내는 현상인 엑소시토시스(exocytosis)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calcium influx에서 매우 낮은 단계에 손상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βD 녹아웃 마우스의 islet에서는 엑소시토시스 조직(exocytosis machinery)에서 중요한 요소인 SNARE complex 유전자의 발현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5-1, 5-2].
 
 
 
췌장세포에서 발생하는 인슐린 시그널은 베타세포의 질량 뿐 아니라 exocytosis machinery와 췌장 내 베타세포 전달을 조절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PI3K에 의해 매개되는 인슐린 시그널 경로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db/db 마우스의 islet에서 인슐린 시그널 경로 분자 발현을 분석해 보았다.
이 마우스는 일시적인 islet 과잉증식을 보였지만 점차 베타세포의 질량 감소와 기능 저하를 동반한 중증 당뇨병으로 발전됐다.
생후 6주된 어린 db/db 마우스가 islet 과잉증식을 나타냈을 때 islet에서 IR/IGF-1R 시그널 경로가 활성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활성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줄어들었다. 이는 베타세포 질량과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IR, PI3K 시그널의 중요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베타세포에서 자가분비 인슐린은 고혈당에 의한 세포사멸로부터 베타세포를 보호해 주기 때문에 베타세포에서의 인슐린 시그널 감작, 특히 PI3K 시그널을 증가시키는게 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인크레틴 유사제가 베타세포 증식 촉진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인 인크레틴 유사제가 CREB 활성화를 통해 인슐린 수용체의 기질인 IRS-2 발현을 높여 베타세포 증식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LP-1 유사제가 식후 고혈당과 체중에 미치는 영향 외에 또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GLP-1 유사제 엑세나타이드(exenatide)가 사람에서 베타세포 증식을 촉진시키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혈당을 감소시키고 체중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는 사실만큼은 입증됐다[그림 6].
 
 
엑세나타이드가 사망률에 미치는 유익한 영향은 ACCORD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됐다. 적극적 조절군에 사용된 여러 약물 가운데 엑세나타이드만이 사망률 위험비(hazard ratio)를 감소시킨 것이다. 아울러 저혈당 발현도 적었으며 체중에도 유익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2형 당뇨병환자는 혈당 강하제를 중심으로 치료받아왔지만 지금부터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진행적인 베타세포 손상을 차단하는 치료를 해야 하며, 이것이 항당뇨병 치료제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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