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후 무려 9년 만에 국내 고혈압치료 진료지침이 손질됐다.

목표 혈압은 140/90mmHg 미만으며 당뇨, 심부전 등을 가진 환자는 ACE 억제제나 안지오텐신차단제(ARB)를 1차약으로 쓰라고 권고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이같은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안을 최초로 발표했다.

혈압 분류

먼저 혈압(수축기/확장기)의 분류다.

학회는 정상 혈압을 120/80mmHg 미만으로, 고혈압 전단계는 1기와 2기로 나눠 각각 120~129/80~84mmHg, 130~139/85~89mmHg으로 정했다.

고혈압 1기는 140~159/90~99mmHg, 2기는 160/100mmHg 이상으로, 수축기 단독 고혈압은 140mmHg 이상 90mmHg 미만으로 구분했다.

2004년 진료 지침에는 고혈압 전단계를 120~139/80~89mmHg으로 하나로 묶어 판단했다.

일차약제 선택

일차약제는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선택토록 했다.

ACE억제제와 안지오텐신차단제(ARB) A, 베타차단제 B, 칼슘차단제(CCB) C, 이뇨제를 D라고 지칭했을 때 심부전 A,B,D, 좌심실비대 A,C, 관상동맥 질환 A,B,C를 일차 약제로 권고했다.

또 당뇨병성 콩팥병 A, 뇌졸중 A,C,D, 노인/수축기단독고혈압 A,C,D, 심근경색 후 A,B, 당뇨병에는 A를 선호하기는 것이 좋다고 했다.

요약하자면 ACE억제제와 ARB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나머지 계열 고혈압약은 환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처방이 권고된다는 뜻이다.

약제의 종류

이뇨제의 경우 저용량은 부작용이 크게 문제되지 않고, 이뇨제 간 강압효과 차이는 없다고 판단했다.

베타차단제는 심박수가 높은 젊은 환자에게 권고되고 노인, 혈당 상승, 당뇨병, 대사증후군, 이형협심증에 주의해야 한다. 폐색성 기관지염, 방실차단, 천식에는 쓰면 안된다.

Atenolol과 다른 베타차단제는 차이가 있다고도 했다.

고혈압학회 관계자는 "베타차단제는 일차약제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심박수 높은 젊은 환자 등에는 우선적으로 써야할 정도로 필요성이 있다. 다만 Atenolol 등 1세대 베타차단제는 신중히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타차단제는 2006년 영국국립보건연구원(NICE)에서 당뇨병 위험 증가 등의 이유로 처방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효능 및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밖에 칼슘차단제는 협심증, 죽상경화에 권고된다. 다만 속효성 칼슘차단제는 비추전한다.

ACE억제제나 ARB는 심부전, 좌심실비대, 죽상경화, 당뇨에 추천되며, 탈수된 환자, 초기 저혈압, 크레아티닌 및 포타슘 상승에는 주의해야 한다. 임산부는 금기다.

병용요법

병용요법은 3분의 2 이상의 환자에게 필요하며 기전이 다른 약제를 쓰라고 권고했다.

단일약제의 용량을 증가시킨 후에도 조절되지 않을 경우 적은 용량의 병용요법을 시작하고, 소용량의 2제 병용 처방에도 조절되지 않을 때는 2제의 용량을 증량하거나 3제 소용량 병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목표혈압

대부분 140/90mmHg 미만을 목표 혈압으로 하며 노인 고혈압은 확장기혈압을 60mmHg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수축기혈압을 140~150mmHg로 유지한다.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은 140/85mmHg 미만이며, 만성콩팥병을 동반한 고혈압은 당뇨병과 무관하게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으로 조절한다.

알부민뇨가 있으면 수축기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고려한다.

고혈압학회 김문재 회장은 "이번 개정안은 내과, 심장, 신장, 당뇨병, 뇌졸중, 노인병학회 등의 리뷰를 받아 만들어질 만큼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다만 가이드라인이지 강제성을 띈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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