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라이신억제제, PARADIGM-HF 사후 분석 결과

새로운 클래스 심부전치료제인 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릴라이신억제제(ARNI) 사큐비트릴/발사르탄(LCZ 696)이 ACE억제제 에날라프릴에 비해 당뇨 합병 심부전환자의 혈당 조절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젤레나 세페로빅(Jelena P. Seferovic) 교수는 제66회 미국심장병학회(ACC 2017, 워싱턴DC)에서 관련 연구인 PARADIGM-HF(Prospective comparison of ARNI with ACEI to Determine Impact on Global Mortality and morbidity in Heart Failure)의 결과를 발표했다.

구출률이 떨어진 심부전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시험의 분석에 따르면 LCZ 696군[메디칼트리뷴 이민태 기자]   은 에날라프릴군에 비해 심혈관위험이 20%, 심부전 입원위험이 21%, 전체 사망위험이 16% 낮았다. 당뇨 합병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HbA1c(당화혈색소)도 장기간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 결과는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게재됐다.

◆ 말초에서 인슐린감수성 개선

PARADIGM-HF시험의 대상자는 좌실구출률(LVEF)이 40% 이하인 수축성심부전(HFrEF)환자 8,442명. 이들을 LCZ 696(97mg/103mg, 1일 2회)군과 에날라프릴군(10mg, 1일 2회)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분석 결과, LCZ 696은 에날라프릴군에 비해 주요 평가항목(심혈관사망과 심부전 입원 복합)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지만 당뇨 신규 발생을 억제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뇨병 신규 발생은 2% 이하로 매우 낮았다. 또한 LCZ 696는 비만한 고혈압환자에서 말초조직의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페로빅 교수는 이번 시험에서 무작위 배정된 8천여명 가운데 검사 당시 당뇨병 기왕력이 있거나 HbA1c 6.5% 이상인 3천 7백여명(평균 64.1세, 남성 79%, 2형 당뇨병 98%)을 대상으로 사후 분석했다.

◆ 심부전 예후 개선과 별개로 HbA1c 개선 효과

검사 당시 HbA1c는 에날라프릴군에서 7.48[표준편차(SD) 1.58], LCZ 696군에서 7.41(1.51)로 양쪽군에 유의차는 없었다.

추적 1년째 HbA1c는 각각 0.16포인트와 0.26포인트 낮아졌다.  추적 3년간 HbA1c 저하율은 에날라프릴군 보다 LCZ 696군에서 유의하게 우수했으며, 양쪽 군 차이는 0.14포인트였다.

또한 당뇨병 합병환자에서 HbA1c의 변화와 심혈관사망 및 심부전 입원의 복합평가항목 간에 유의한 관련성이 없어(위험비 0.99), 심부전 및 HbA1c에 대한 LCZ 696의 효과는 독립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 인슐린요법 시작 29% 줄어

이밖에도 무작위 배정 당시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았던 당뇨병 합병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에서는 추적기간 중에 신규 인슐린요법 환자 비율이 에날라프릴군(10%)에 비해 LCZ 696군(7%)에서 유의하게 적었다(위험비 0.71).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지만 LCZ 696군에서는 신규 경구혈당강하제 투여 환자도 적었다(위험비 0.77).

세페로빅 교수는 "LCZ 696은 심부전 예후 개선효과 외에 당뇨병을 가진 수축성심부전환자의 대사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CZ 696로 심부전을 치료하는 당뇨병환자는 인슐린과 혈당강하제 용량을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한편 그리스의 테살리아대학 그레고리 지아모지스(Gregory Giamouzis) 교수와 스토니브룩대학 자브드 버틀러(Javed Butler) 교수는 관련논평을 통해 "일부 당뇨병치료제는 심부전 증상과 예후를 악화시켜 베타차단제나 이뇨제 등 일부 심부전치료제는 저혈당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신규 발생 또는 혈당조절 악화를 예방하는 심부전 치료제는 환영할만한 선택지"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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