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이 어려워져 발생하는 녹내장. 완치가 어렵다고 알려진 이 질환의 진행 신호전달체계를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이와함께 새로운 치료법도 발견했다.

의료법인 중앙의료재단 중앙병원(이사장 김용덕) 박대영 전문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고규영 단장(교신저자) 및 연구팀(김재령 연구원)과 공동으로 안압 조절에 중요한 기관인 쉴렘관의 항상성 유지를 안지오포이에틴(angiopoietin)-TIE2 수용체 신호전달체계(이하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담당한다는 연구결과를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10월호 인쇄본의 표지 및 커버스토리로 게재된다.

눈 내부에 생성된 방수는 섬유주와 쉴렘관을 통해 눈 밖으로 배출돼 안압을 유지시켜준다. 때문에 방수 배출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안압이 상승하게 된다.

녹내장의 75%를 차지하는 원발개방각녹내장은 방수 유출경로의 저항이 커지고 방수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은게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근본 원인은 여전히 모르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혈관 성숙 및 안정화에 필수인 ANG 단백질과 TIE2 수용체가 녹내장환자의 쉘렘관 주변부, 그리고 내피세포에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녹내장과의 관련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쉴렘관 형성과 유지, 안압 조절에서 ANG-TIE2 신호전달 체계가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ANG-TIE2 신호전달체계는 쉴렘관을 형성하고 내강을 유지해 방수를 유출하고, 림프관 내피세포의 특성을 결정하는 Prox1 전사인자의 발현을 촉진해 성체가 된 이후에도 쉴렘관의 항상성을 유지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추가 실험에서 TIE2 활성 항체(ABTAA)가 안압 상승으로 녹내장이 유발된 실험군의 쉘렘관을 회복하고, 안압을 낮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ANG-TIE2 신호전달체계로 쉴렘관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안압을 조절하면 녹내장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시킬 수 있는 것이다.

박 전문의는 "현재 녹내장의 치료는 눈의 방수생성 억제를 통한 안압을 낮추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가 없었다"면서 "이번 ANG-TIE2 신호전달체계 규명이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