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90%가 감염돼 있다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EBV)에 양성반응을 보이는 위암이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제1 저자 김지현 전임의)은 EBV 양성 위암 특성과 남녀 발생률을 비교해 소화기암 분야 국제학술지(Gastric Cancer)에 발표했다.

EBV는 타액을 통해 전염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과(科)에 속하며  ‘키스병’이라고도 불리는 감염성 단핵구증의 원인이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항체를 갖고 있어 감염돼도 큰 증상없이 지나간다. 다만 위암을 비롯한 비인두암 등 다양한 암 발병의 원인이이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EBV를 1급 발암물질으로 지정했다.

위암 중 10%는 EBV 양성위암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의학계에서는 EBV 양성을 위암 세포의 특성 분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위암환자 4,587명. EBV위암은 남성에서 많았고(13.% 대 3.3%),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분류하는 분화도가 낮았다. 

또한 EBV위암 5년 생존율은 기타 위암에 비해 남성에서는 높았지만(90.8% 대 85.3%), 여성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다(88.5% 대 87.05).

이에 대해 연구팀은 "여성은 에스트로젠 등 성호르몬으로 인해 면역기능이 전반적으로 높아 EBV 양성 위암 발생률이 낮지만 발생 시에는 생존율에 영향을 주지 않고, 남성은 EBV 양성 위암의 발생률은 높지만 전이가 잘 안돼 생존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분화도가 낮은 미만형 점막하 침윤이 의심돼도 전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남성 EBV 양성 조기위암은 부담이 큰 위절제술 대신 내시경 치료를 우선 시도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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