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성증후군에 관한 일본의 진단기준이 올 4월 발표된 바 있다. 5월에는 IDF(국제당뇨병연맹)의 새 기준도 발표됐다. 대사성증후군의 개념은 최근 많이 변화하고 있다. 구성 요소에도 기존에는 비만, 내당능장애, 지질대사이상, 고혈압을 지적됐으나 최근에는 내장비만, 식후고혈당, 식후고중성지방혈증, 조조고혈압이 더 강력한 악화원인으로 보고 있다. α글루코시다제억제제(α-GI)인 아카보스(Acarbose, 바이엘社)는 식후고혈당을 낮춰주는 당뇨병 치료제이지만 동맥경화를 촉진시키는 식후 고중성지방혈증이나 small dense LDL, remnant를 저하시키는 작용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3가지의 연제를 소개하면서 대사성증후군을 대비한 당뇨병 치료의 아카보스의 숨겨진 효과도 살펴본다.

48th Japan Diabetic Association evening semina
IGT/당뇨병에서의 대사성증후군 관리

강연1
당뇨병환자의 식후 高중성지방 혈증에 대한 아카보스의 영향

 Tohoku University  Susumu Ogawa

DECODE Study나 Funagata Diabetes Study를 통해 식후고혈당의 병인적 의의가 밝혀지면서 식후 혈당상승과 고 인슐린혈증을 억제시켜 장기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아카보스의 존재 의미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작년에는 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아카보스의 효과를 검토한 7개 임상시험의 메타분석인 MeRIA 7의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여기서는 심근경색 발병율을 64% 억제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토호쿠대학병원 신장·고혈압·내분비과의 오가와 스스무 교수는 MeRIA7이 보고되기 이전부터 아카보스의 심혈관보호 작용에는 혈당치개선 뿐만아니라 지질대사, 특히 식후 고 중성지방 혈증 개선에도 관여한다고 생각해 왔다. 박사는 당뇨병환자 80례를 대상으로 아카보스의 식후 중성지방 상승 억제 작용을 검토해 보았다.


식후 고중성지방혈증은 동맥경화의 중요한 위험인자

아카보스가 중성지방을 개선시킨다는 지견은 이전에도 보고된 적이 있었다. MeRIA7에서도 역시 아카보스 사용 환자(1,248례)의 공복시 중성지방 수치는 HbA1C나 공복시혈당치, 식후혈당치와 똑같아 대조례(932례)보다 유의하게 개선됐다.

그러나 공복시 중성지방 수치는 간에서 합성되는 VLDL과 장을 통해 흡수된 카이로미크론(chylomicron)이라는 2가지 중성지방 공급원 중 VLDL만 반영한다.

반면 식후 중성지방 수치는 VLDL, 카이로미크론 양쪽에서 유래하는 중성지방을 반영해 준다. 식후 중성지방의 상승이 혈관내피를 손상시키고 동맥경화를 촉진시킨다는 사실은 이미 Ceriello 등이 2002년에 보고했으며 “공복시 중성지방 수치만으로는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를 평가하기는 부족하다”고 오가와 교수는 말한다.

이에따라 아카보스의 중성지방 개선작용이 식후에도 나타나는지 여부도 검토해 보았다.

식후고혈당 외에 식후 중성지방도 억제하는 아카보스

오가와 교수는 당뇨병환자에서 공복시 중성지방이 150mg/dL이하인 정상 중성지방 60례와 150mg/dL를 넘는 고 중성지방 20례를 선별했다.

정상례는 20례씩 3개군으로 나누고 (1)약제투여 안함 (2)아카보스 100mg 단회 복약 (3)아카보스 1일 300mg 8주간 복약―을 실시했다.

그 전후에 식사 부하시험을 통해 혈당치, 인슐린, 중성지방, 유리 지방산(FFA), VLDL, 카이로미크론을 측정했다. 고 중성지방례는 대상수가 적어 같은 환자군에서 각 8주 간격을 두고 (1)∼(3)을 검토했다.

그 결과, 아카보스를 단회 복약한 경우에는 정상 중성지방·고 중성지방에 상관없이 식후 혈당의 상승을 억제시켜 인슐린분비를 감소시켰다.동시에 식후 중성지방의 상승도 억제시켰다[고 중성지방례:그림1/적색선].

[그림1] 고 중성지방혈증 합병당뇨병례의 TG, VLDL, chylomicron에 대한 아카보스 복약의 영향
 


이 때 식후 VLDL에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음을 볼 때 식후 중성지방 상승의 억제는 주로 카이로 미크론 감소에 따른 것으로 판단됐다.

반면 아카보스를 8주간 복약했을 경우, 정상 중성지방례에서는 공복시, 식후혈당치와 인슐린분비를 동시에 억제시켰다.

FFA는 공복시, 중성지방은 식후에만 유의하게 저하했으며 VLDL과 카이로미크론의 작용은 단회복약했을 때와 같았다.

한편 고 중성지방례에서 8주간 복약했을 경우에는 공복시 중성지방이 좀더 유의하게 낮아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그림1/푸른선].

이 때 식후 카이로미크론이 낮아지고 공복시와 식후의 VLDL도 유의하게 낮아졌지만 VLDL의 그래프 기울기에는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아카보스의 VLDL 저하 작용은 공복시에만 나타나고 식후 중성지방 저하작용은 역시 카이로미크론 억제에 근거하는 것이라고 박사는 말한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종합하면 아카보스는 공복시 VLDL 합성을 억제하는 것만으로도 공복시 고 중성지방을 고쳐줄 뿐만아니라 식사섭취로 인한 카이로미크론의 상승을 억제시켜 식후의 중성지방 상승을 막아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교수는 “아카보스는 식후고혈당과 식후 고 중성지방 등 2개의 심혈관 위험인자를 동시에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MeRIA7에서 확인된 매우 분명한 심혈관보호 작용의 일부는 이 2가지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연2
아카보스 사용 환자에서의 LDL 이(易)산화성검토

 Saitama Medical School  Ikuo Inoue

사이타마의과대학 내분비·당뇨병 내과 이노우에 이쿠오 교수도 아카보스의 지질대사 개선작용에 주목해온 연구자 중 1명이다. 교수는 아카보스가 LDL 입자를 쉽게 산화되도록 만든다는 이(易)산화성을 조절하여 항동맥경화작용을 발휘하여 사고를 억제시킬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동시에 관련 메커니즘에 대해서 고찰했다.

아카보스 3개월간 복용해 산화되기 쉬운 small dense LDL 감소

LDL은 동맥경화 발병·진행에서 가장 큰 위험인자 중 하나이며 LDL 입자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LDL의 정확한 표현은 ‘나쁜 예비군’이라고 해야 한다. 내피의 손상이나 플라크의 불안정화를 가져오는 것은 변성을 받은 LDL, 즉 산화 LDL이 진짜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이노우에 교수는 LDL의 이산화성 지표인 동(銅) 이온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산화 래그타임(시작된 순간과 작동 중인 순간 사이의 시간)이 아카보스 투여로 유의하게 연장돼 산화되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1998년에 이미 발견했다고 한다(이노우에 이쿠오 外:당뇨병 41(Supple 1):334, 1998).

이노우에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자세히 검토하기 위해 아카보스를 3개월 사용한 환자의 혈장에서 밀도균배 초원심법을 이용하여 리포 단백을 분리하여 치료 전후의 리포단백 조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fraction 9, 10, 11이라는 LDL 중에서도 비교적 밀도가 높은 분획이 매우 분명하게 낮아졌다고 한다[그림2].

[그림2] 아카보스 치료가 리포단백조성에 미치는 변화
 


이 분획은 small dense LDL이라는 산화되기 쉬운 LDL로 알려져 있다.

아카보스로 치료받은 환자의 혈청에서는 small dense LDL을 통상적인 밀도의 LDL로 변환시키는 리포단백 리파아제(LPL)의 발현량이 증가했다.

따라서 아카보스는 LPL 발현 증가를 통해 small dense LDL의 분해를 촉진시켜 LDL의 항산화성을 더욱 높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PPARα를 개입시킨 불포화지방산 증가도 항산화능 개선에 기여하나 이노우에 교수는 또 아카보스 사용 전후의 LDL 입자내 지방산 조성에 대해서도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치료 후의 LDL에서는 래그타임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는 에이코펜타엔산(EPA)이나 도코사펜타엔산(DPA), 도코사헥사엔산(DHA) 등 다가불포화지방산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카보스가 어떠한 메커니즘을 통해 다가불포화지방산의 증가를 가져오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교수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1)아카보스에 의해 흡수가 억제된 장관내 글루코스가 장내 세균과 상호작용하여 단쇄지방산의 생성을 촉진시킨다.

2)단쇄지방산의 자극으로 핵내 전사인자 페르옥시솜 증식인자 활성화수용체α(PPARα)가 활성화된다.

3)PPARα가 elongase나 desaturase 등의 효소를 활성화시키고 지방산 불포화가 진행한다-는 것이다.

아카보스에 관해서는 또 피브리노겐 및 PAI-1의 저하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응고계에 미치는 작용은 아카보스에의한 식전, 식후의 중성지방 저하에 의한 것이라고 교수는 설명한다.

대사성증후군과 아카보스

이노우에 교수는 강연을 마치면서 아카보스의 주목해야 할 또다른 특징으로는 체중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혈당을 낮춘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는 체중을 증가시키는 SU제에 비해 큰 차이점이다.

또한 STOP-NIDDM에서는 혈압도 낮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러한 다양한 작용을 가진 아카보스는 내장 지방의 축적으로 발생한 내당능이상·지질대사이상이나 고혈압을 나타내는 대사성증후군 치료에 매우 유망한 약제라고 설명했다.

강연3
당대사와 지질대사 모두 개선시키는 치료가 중요

 Toho University  Gen Yoshino

LDL 중에서도 small dense LDL이 산화 변성되기 쉽다고 이노우에 교수가 앞서도 설명했지만 remnant 또한 ‘나쁜 리포단백’이다. 토호대학 의학부 당뇨병·대사·내분비 내과 요시노 겐 교수는 대사성증후군에서의 remnant와 small dense LDL의 역할을 설명하고 당대사와 지질대사를 모두 개선시키는 치료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LDL 중에서도 small dense LDL이 산화 변성되기 쉽다고 이노우에 교수가 앞서도 설명했지만 remnant 또한 ‘나쁜 리포단백’이다.

토호대학 의학부 당뇨병·대사·내분비 내과 요시노 겐 교수는 대사성증후군에서의 remnant와 small dense LDL의 역할을 설명하고 당대사와 지질대사를 모두 개선시키는 치료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산화억제는 동맥경화 차단전략

요시노 교수는 현재 선진국 국민들은 고칼로리, 고지방, 높은 식염섭취량 그리고  운동부족으로 대사성증후군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아이러니칼하게도 고지방·고칼로리식을 섭취하는 프랑스인의 심장병 사망률은 유럽에서 가장 낮다.

프렌치·파라독스라고도 하는 이 현상은 레드와인 섭취량이 많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즉 레드와인의 항산화작용이 LDL-C의 산화를 억제시킨다는 것인데, 이러한 가설은 동맥경화를 촉진시키는 요인이 있어도 산화를 억제하면 발병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식후과혈당 개선제 아카보스는 remnant 분획감소와 LDL크기 증가시켜

여기서 주목되는 것이 small dense LDL이다. small dense LDL은 크기가 작고 비중을 차지하는 LDL 입자로서, 이노우에 교수가 지적한대로 산화 LDL의 가장 좋은 소재다.

이러한 형태의 LDL 입자를 가진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근경색 발병률이 3배나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LDL 입자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 식후 중성지방이라고 말한다.

식후 고 중성지방 혈증은 small dense LDL을 빨리 나타나게 할 뿐만아니라 HDL 저하와 remnant의 정체를 일으킨다. Remnant는 산화를 받을 필요도 없이 그대로 마크로파지 바이러스에 탐식되는 나쁜 리포단백이며 small dense LDL과 함께 마크로파지 바이러스 포말화를 유발시킨다.

식후 고지혈증이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이 바로 이런 것이며 여기에 식후 고혈당이 가중되면 산화 스트레스가 높아져 동맥경화가 더욱 촉진된다고 한다[그림3].

[그림3] 식후고혈당과 식후고지혈증에서 동맥경화에 이르는 형식
 

이러한 병태를 종합적으로 개선시키는데 주목되는 약제가 아카보스다. 요시노 교수는 경도의 고 중성지방 혈증을 동시에 가진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 아카보스를 투여하자 remnant 분획의 감소와 LDL 크기가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림4].

[그림4] Remnant like lipoprotein(RLP) 분획과 LDL크기에 대한 아카보스의 효과
 

원래 아카보스는 소화관에서의 당질 흡수를 지연시키는 약제다.

이는 흡수속도가 느린 잡곡류를 주식으로 하여 급격한 혈당 변동을 억제시켰던 우리 조상들의 식생활을 모방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카보스는 ‘동맥경화없는 시대의 식생활로 우리를 되돌려주는 약’이라고 교수는 강조했다.